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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ldguide × 10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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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간 이야기

Fieldguide × 10배 사고

오프닝은 김기범 님의 10배 사고 이야기였습니다. 구글에서 크롬과 검색, 텐서플로, 광고 팀을 거치며 9년을 일한 경험에서 나온 결론은,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차이가 사람의 수준이 아니라 사고방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USB-C 팀이 충전 속도를 몇 배 올렸다고 하자 래리 페이지가 왜 100배가 아니냐고 물었다는 일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90% 넘게 점유하던 시절에 크롬을 만든 결정이 예로 나왔습니다.

10배를 목표로 잡으면 오히려 쉬워진다고 했습니다. 경쟁이 적고 시장의 규칙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매출 10% 성장을 목표로 하면 기존 제품을 다듬게 되지만, 10배를 목표로 하면 아예 다른 전략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목표가 최고의 사람들을 끌어옵니다.

미국 취업을 노리는 개발자에게는 오픈소스 기여를 강하게 권했습니다. 지원서를 넣기 전에 세계적인 엔지니어들에게 코드 리뷰를 받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실력이 빠르게 늘며, 자연스럽게 인맥이 생깁니다. 대학 시절 기여자로 시작해 메인테이너가 되고, 지원 한 번 없이 소개로 채용된 사례를 들었습니다. 커리어에 대해서는 후회와 보람을 나눠 이야기했습니다. 크롬에서 기존 코드를 관리하며 보낸 2년은 아쉬웠고, 커리어에 해가 될까 걱정했던 검색 팀 PM 9개월은 오히려 값졌다고 했습니다. 결국 남는 건 돈도 팀도 회사도 아닌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Jin 님은 감사라는 일을 대부분의 사람이 모른다는 데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장이 3조 달러 규모입니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자격을 갖춘 감사인은 절벽처럼 줄고 있고, 경쟁 제품은 윈도우 95 시절 인터페이스를 쓰고 있습니다. Fieldguide는 이 영역에서 유일한 클라우드 네이티브이자 AI 네이티브 플랫폼으로, 도메인에 맞춰 튜닝한 모델과 에이전트가 감사인 옆에서 함께 일합니다. 미국 100대 회계법인 중 50곳 이상이 고객이고 빅4도 포함돼 있습니다. 누적 1억 2,500만 달러를 모았고, 최근 라운드는 골드만삭스가 7억 달러 밸류에 7,500만 달러를 넣었습니다.

장준수 님은 서울 조직의 성격을 분명히 했습니다. 본사 티켓을 처리하는 지원 사무실이 아니라 Fieldguide의 글로벌 AI 프로덕트 허브라는 것입니다. 여의도에 5월에 문을 열었고 아직 두 명입니다. 계획은 세 단계입니다. 먼저 여섯 명의 창립 엔지니어 팀을 만들어 성과를 증명하고, 다음으로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오너를 더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고, 나아가 캐나다와 유럽, 싱가포르, 호주로 확장하는 아시아태평양 허브가 되는 것입니다. 채용에서는 경력 연차나 직함보다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와 어려운 문제에 대한 집착을 본다고 했습니다.

파이어사이드에서는 실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Jin 님은 트위치 창업자 저스틴 칸이 만든 법률 AI 스타트업 Atrium에서 비서실장을 지냈고, 그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그는 그 경험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배운 MBA라고 불렀습니다. 문제는 시작한 이유였습니다. 사명이 아니라 비교와 자존심에서 출발했고, 제품이 시장에 맞지 않아 힘들어질 때 정작 창업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창업자의 비전에 걸고 합류하는데, 고통이 시작됐을 때 그가 없으면 전부 무너진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자주 나오는 SaaS 종말론에 대해서는 결이 다른 답을 내놨습니다. 문제는 구독이라는 모델이 아니라 어긋난 인센티브라는 것입니다. Fieldguide는 좌석 수가 아니라 고객의 성과에 가격을 맞췄습니다. 감사 산업의 경제는 사람 부족에서 오는 건당 투입 시간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객이 사람을 덜 쓰고 효율이 오를수록 Fieldguide도 잘되는 구조가 됩니다. 앤트로픽과 OpenAI가 좌석 기반으로도 잘되는 이유 역시 값어치가 비례하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이유도 흥미로웠습니다. 오래된 회계 업계에서는 전통 있는 브랜드가 신뢰로 작동한다는 점, 그리고 골드만이 수년간 산업을 연구해 웬만한 벤처캐피털보다 깊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설득한 게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설득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단호했습니다.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에 두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가장 큰 시장을 부차적으로 다루면 결과도 그만큼이고, 창업은 밀도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카페에도 투자자가 있어서 피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AI가 아직 닿지 않은 영역을 모았습니다. 콘텐츠와 건설, 보험 청구처럼 복잡하지만 구조가 있는 일, 영상 편집과 화학, 금융 리서치처럼 주기가 긴 일이 나왔습니다. 아날로그 전화선 위에서 양방향 동시통역을 구현한 사례, CAD 자동화, 스마트 글래스와 스마트 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공통된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좋은 영역은 유행이 아니라 자기가 직접 겪은 불편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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