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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하는 AI 앞에서 인간과 기업은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오간 이야기

실행하는 AI 앞에서 인간과 기업은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회사인데 키노트 주제는 AI 에이전트 메모리였습니다. Claude Code나 멀티 에이전트를 돌리면 로컬에 작업 맥락을 담은 메모리 파일이 쌓이는데, 그 안에는 API 키, 패스워드, 연동된 내부 정보까지 들어 있습니다. 개인이 쓸 땐 괜찮지만 회사 업무에 쓰는 순간 중요 자산이 누군가의 PC에 흩어집니다. 오라클의 답은 단순했습니다. 에이전트 메모리를 Oracle DB에서 관리하면 보안이 강화되고, 모든 기록이 남아 거버넌스도 가능해집니다.

채널톡 이경훈 CAIO는 7~8년 VC로 일하다 올해 1월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직접 합류했습니다. AI도 처음엔 ‘2~3년 지나면 꺼질 유행’으로 봤지만, ‘곧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투자처 대표의 말에 생각이 꺾였습니다. 상담 시장을 택한 건 투자자의 분석이었습니다. LLM이 가장 잘하는 건 답이 있고 언어로 이뤄지는 일인데, 코딩 다음이 상담이었습니다. 한국 SaaS 시장은 최대 2조지만 콜센터 시장은 10조입니다.

채널톡의 AX는 단계적이었습니다. AX 전담팀은 실패했고, 각 팀에 ‘AI 잘 쓰는 한 명’을 두는 방식이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결정적 전환은 인사 평가에 ‘AI로 낸 임팩트’를 넣고 전사 클로드 코드 계정을 지급한 것이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나 이거 만들었어’ 글이 폭발했고, 결국 토큰 무제한으로 이어졌습니다. 막상 열어보니 비개발자는 월 100만 원, 어떤 개발자는 월 5천만 원을 썼지만 혼자 10명 몫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사내 카페 주문 시스템을 클로드 코드로 직접 만든 건 다름 아닌 바리스타였습니다.

‘AI 시대에 인간은 무엇에 집중해야 하냐’는 질문에 그는 짧게 답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잖아요. 생각하는 거에 집중해야 한다.’ AI가 쓴 티가 나는 결과물은 오히려 평가를 떨어뜨리고, 길고 AI 냄새 나는 문서보다 짧고 본질만 남긴 결과물이 더 가치 있습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결국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다리오의 사무직 종말론에는 반대하며, 채널톡은 효율화 대신 성장을 택해 채용을 늘리고 연봉 30% 인상을 내걸었습니다.

조별 토론의 첫 질문은 ‘AI 결과물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산업도 경력도 다른 아홉 개 조의 결론은 놀랍도록 하나였습니다. 실행은 AI가 하고,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입의 정도만 달랐습니다. 금융권은 오류 데미지가 커 개입이 높고, LG CNS는 코딩을 거의 100% AI에 맡깁니다. 기준은 결국 ‘그 결정이 얼마만큼의 책임을 지는가’였습니다. 책임의 무게가 없는 단계는 AI에게 넘겨도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온 건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였습니다. 데이터 사이언스 신입생 김선우는 ‘정해진 답을 찾는 교육은 AI가 더 잘한다, 근본적인 사고력이 필요하다’고 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파이썬·자바스크립트를 잘 쓰는 법보다 말하고 지시하고 위임하는 법, 즉 자연어 교육이 먼저라는 데 여러 조가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모두가 비슷한 곳을 가리켰습니다. AI가 고도화될수록 문제 정의와 책임의 무게는 더 커지고, 결국 아침에 눈 마주치며 나누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가장 중요해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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