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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ition for Korea x Anthropic

오간 이야기

Ambition for Korea x Anthropic

이 자리를 만든 이유는 Bloom이 처음부터 Claude와 함께 자라 왔기 때문입니다. 4월 Claude Community와 연 첫 행사에 3일 만에 2,100명이 신청했고, 그 뒤로 40번이 넘는 행사에 8,000명이 함께했습니다. Anthropic의 이엽 님과 어떤 행사를 같이 하면 좋을지 자유롭게 이야기하다 나온 키워드가 Ambition for Korea였고, 올해 6월 서울에 오피스를 연 Anthropic과 처음으로 원데이 해커톤을 함께 열기로 하자 서울특별시와 서울 AI 허브, VC 여섯 곳이 차례로 합류했습니다.

글로벌 진출은 요즘 클리셰가 됐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다들 알기에, 오프닝에서는 이날을 Day Zero라고 부르고 하루뿐이어도 아주 진지하게 도전해 보자고 했습니다. 한국이 꽤 큰 시장이라는 점이 오히려 함정일 수 있으니 한국에서 먼저 해 보고 나중에 나가는 순서를 이날만큼은 끊고,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사업을 다시 짜 보자는 뜻이었습니다. 서울 AI 허브 변우석 센터장은 이날의 작은 시도가 창업과 글로벌 진출로 이어지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서울특별시 박지은 팀장은 영국 토터스 미디어가 올해 처음 도시 단위로 AI 산업 역량을 조사한 결과 서울이 세계 3위였고 그동안 국가 단위로는 한국이 5위였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 결과를 토요일에 자발적으로 나온 사람들의 몫으로 돌렸습니다.

파이어사이드 챗에는 Anthropic의 아시아·태평양 스타트업 플랫폼 총괄 이엽 님이 앉았습니다. 인구 대비 한국의 Claude 사용량이 세계 평균의 약 4배라는 숫자로 한국을 중요한 시장이라고 설명한 그는, 한국에서 먼저 테스트하고 글로벌로 가자는 마인드셋을 한국 팀의 장점이자 보완할 지점으로 꼽았습니다. 기술과 크레딧보다 중요한 것으로는 go-to-market을 들었는데, 만드는 일이 너무 쉬워진 지금은 반응이 없을 때 전략적인 고민 없이 기능만 더 만드는 것이 가장 흔한 실패이니 세운 가설을 제대로, 더 빨리 검증하라는 조언이었습니다. 대화 끝에는 본선에 오르는 팀마다 5,000달러어치 Claude 크레딧을 더 주겠다는 깜짝 발표가 나왔습니다.

960명의 GitHub와 LinkedIn, 신청서를 하나하나 본 끝에 105명을 모셨고, 2~4명씩 꾸린 41팀 가운데 2명 팀이 24팀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모두가 같은 자원으로 겨루도록 참가자 한 명당 Claude 크레딧 500달러가 전부였고, 판단과 생성 같은 핵심 AI 기능은 Claude로만 만들어야 했습니다. 코드는 오전 10시 이후에 만든 새 공개 레포에서만 쓰게 했고, 사이트가 몇 분마다 커밋을 읽어 ‘10시 전 커밋’이나 ‘첫 커밋 대량’ 같은 표시를 VC 심사 화면에 띄웠습니다. 제출한 36팀 가운데 4팀과 3팀에 각각 이 표시가 붙었지만, 자동으로 떨어뜨리지 않고 기록을 열어 판단하는 일은 VC에게 맡겼습니다.

빌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고 결과물은 팀당 한 번만 낼 수 있었습니다. 제출이 들어온 순서대로 VC 여섯 곳이 데모를 직접 써 보고 발표자료를 본 뒤 이 팀과 후속 미팅을 하고 싶은가 하나만 보고 PASS나 FAIL을 눌렀고, 먼저 3표가 찬 쪽으로 본선과 탈락이 정해졌습니다. 본선 8자리가 차는 순간 해커톤이 끝나는 구조라 일찍 내면 준비가 덜 된 채 떨어질 수 있고 늦게 내면 자리가 없을 수 있었으니, 오프닝에서 3시에 끝날 수도 있다고 미리 말해 둔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저녁 샤크탱크 발표는 3분은 영어로, 질의응답 7분은 한국어로 하기로 했습니다.

주제는 VC들이 직접 냈고, 미리 준비해 올 수 없도록 당일 9시 40분쯤 LED의 카드를 한 장씩 뒤집으며 공개했습니다. 여섯 곳이 낸 미션은 9개였고 BASS Ventures의 1년 안에 전 세계 1억 명이 쓰는 컨슈머 AI, SCHMIDT의 AI로 사라질 직업 1,000만 명을 구할 제품처럼 출제한 VC가 늘 찾는 주제들이었습니다. SCHMIDT의 이 미션에는 가장 많은 7팀이 몰렸지만 SpringCamp가 낸 해외 투자 리서치 에이전트 미션은 고른 팀이 없었습니다. 미션 대신 자기 아이디어로 가는 와일드카드도 하나 두었는데, 이를 고른 유일한 팀 트라가티제가 결국 마지막 본선 자리를 가져갔습니다.

10시에 빌드가 시작되자 레포마다 커밋이 쌓여 41팀이 하루 동안 2,812번을 커밋했고, 가장 많이 커밋한 팀은 446번의 클라로였습니다. 다들 누가 먼저 내는지 눈치를 봤고 첫 제출은 오후 2시 34분에야 들어왔으며, 처음 나온 결과 세 개는 모두 탈락이었습니다. LED 왼쪽에는 제출 순서대로 팀이 쌓이고 오른쪽에는 본선 8자리가 비어 있어서 VC가 판단할 때마다 초록 점과 빨간 점이 찍히고 드럼롤 뒤에 결과가 떴습니다. 4시 5분 Arakyn이 PASS 3표, FAIL 0표로 첫 자리를 가져갔고 5시 36분 트라가티제가 여덟 번째 자리에 앉으며 본선이 닫혀, 4시 54분 이후에 낸 8팀은 결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AI 해커톤답게 운영도 AI에게 맡겨, 현장 LED와 운영 콘솔, VC 심사 화면, 참가자 제출 페이지와 실시간 현황판, 무대 타이머까지 모두 행사 전날 Claude Code로 만들고 33개 항목을 리허설로 돌려 본 뒤 행사를 맞았습니다. 당일에도 현황판이 너무 조용하다는 말에 5분 만에 커밋 현황 화면이 LED에 올라왔고, 디스코드에서는 운영 봇이 참가자 질문 65건에 중앙값 31초 만에 첫 답을 달았습니다. 본선과 탈락을 가른 판정 28건은 모두 먼저 3표가 찬 쪽으로 자동으로 나와 운영진이 손으로 바꾼 것이 한 건도 없었고, 이날 쓴 프로그램은 bloom-hackathon-kit이라는 이름의 MIT 라이선스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저녁 7시 샤크탱크에서는 본선에 오른 순서대로 8팀이 VC 여섯 곳 앞에 섰습니다. 이 무대는 투자를 약속받는 자리가 아니라 다음 미팅을 잡는 자리여서, 질의응답이 끝나면 VC가 각자 노트북에서 ‘만나고 싶어요’나 ‘패스’를 누르고 여러 곳이 나서면 팀이 그중 한 곳을 골랐습니다. 처음에는 VC 한 곳이 한 팀하고만 매칭되게 했지만 먼저 매칭된 VC가 뒤에 나오는 팀에게 제안조차 할 수 없다는 게 마음에 걸려 무대 직전인 6시 45분에 제한을 풀었고, 그 여파로 첫 팀의 발표자료가 LED에 뜨지 않자 PDF를 먼저 띄워 진행하는 사이 6분 만에 고친 콘솔이 다시 배포됐습니다.

Arakyn의 Agent Catalog는 Taobao와 Coupang, Amazon 같은 플랫폼의 제품 정보를 미리 모아 에이전트가 읽기 쉽게 API로 내주는 에이전트 전용 검색엔진으로, 브라우저로 검색할 때보다 토큰이 30배 가까이 덜 들었습니다. 클라로의 Bias는 K-팬이 최애가 걸었던 길을 퀘스트처럼 따라 걷게 해 주는 여행 에이전트인데, 가상 매장과 연결한 시연에서 BTS가 연습생 시절 밥을 먹던 식당에 한국어로 대신 전화를 걸어 예약하는 흐름을 보여 주자 VC 네 곳이 한꺼번에 미팅을 청했습니다. 허김형건준우의 Onehouse는 모두를 아는 에이전트가 나와 맞는 사람을 이유와 함께 직접 소개해 주는 소셜 네트워크로, VC 세 곳이 나섰습니다.

해운과 물류에서 25년을 일한 발표자와 25년 차 엔지니어가 함께한 동병상련은 화물 네트워크용 실시간 3D 관제탑 HubTrace를, 팀 스프린트는 IKEA KALLAX의 24쪽짜리 설명서 PDF 하나에서 부품 9종과 조립 14단계를 찾아 QR로 따라 하는 3D 조립 안내로 바꾸는 Stepcast를 들고 나왔습니다. NERO의 Handover는 AI로 사라질 직업의 노하우를 Claude가 인터뷰로 끌어내 봉인된 노하우 팩으로 만들고, 트라가티제는 판매자의 영상 하나를 7개 언어 숏폼 3개로 바꾸고 AI 상담원이 외국인 손님의 전화를 받게 했습니다. AZ의 Story Studio는 기획자와 작가, 편집자, 독자 역할의 여러 에이전트가 장편에서도 설정이 무너지지 않는 웹소설을 함께 씁니다.

최종 결과는 Arakyn과 동병상련이 AttentionX와, 클라로가 Goodwater Capital과, 팀 스프린트가 SpringCamp와, 허김형건준우가 BASS Ventures와 후속 미팅을 잡아 8팀 가운데 5팀이 VC와 다음 약속을 만들었습니다. 자기 미션을 푼 팀과 이어진 건 BASS Ventures와 AttentionX뿐이어서, 미션은 출발점이었을 뿐 VC가 손을 든 이유는 결국 팀과 제품 쪽에 있었던 셈입니다. 매칭과 상관없이 본선 8팀은 모두 팀당 5,000달러어치 크레딧을 받기로 했고, 마지막에는 VC와 창업팀, 끝까지 남은 참가자가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글로벌 진출이라는 말을 입으로만 하지 않고 하루 동안 실제로 해 본 사람이 105명 생긴 날이었습니다.

현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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