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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바이럴되는 AI 스타트업의 그로스 마케팅 해킹하기

오간 이야기

미국에서 가장 바이럴되는 AI 스타트업의 그로스 마케팅 해킹하기

행사는 인스타그램 DM 한 통에서 시작됐습니다. 원준 님이 오래 팔로우하던 Daniel Min 님이 한국에 일주일 오는데 뭘 하면 좋냐는 스토리를 올렸고 바로 밋업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앤트로픽 앰배서더 미팅에 2천 명이 신청했고 Bloom 디스코드에 1,100명이 모여 있다고 하자 좋은데 장소는 어디냐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Daniel Min 님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바이럴되는 AI 스타트업 Cluely의 그로스를 설계한 사람입니다. Cluely는 설립 두 달 만에 a16z에서 누적 260억 원을 유치했습니다. 그런데 투자금보다 더 화제가 된 건 마케팅 방식이었습니다. 얄미우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언어로 지금 가장 주목받는 AI 스타트업에 올라섰습니다.

그의 사고는 마케팅 퍼널을 세 단계로 분리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각 단계에 기대하는 역할이 완전히 다릅니다. 상단은 브랜드 인지도 층으로 공식 인스타그램과 시네마틱 영상, 사무실 스킷이 여기 속하고 전환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레드불이 하듯 제품과 직접 연결하지 않고 이름을 각인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중단은 UGC 영상으로 바이럴 가능성과 사용자 전환을 동시에 노립니다. 하단의 유료 광고는 ROAS가 양수가 아니면 즉시 중단한다는 원칙으로 굴러갑니다. 콘텐츠 하나에 인지도와 전환을 동시에 기대하면 둘 다 놓칩니다.

Cluely에서 먼저 착수한 건 UGC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크리에이터 100명을 고용해 바이럴 스크립트를 주고 그 영상을 광고로 전환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초기 결과는 섞여 있었습니다. 수백만 뷰를 찍는 영상이 나왔지만 조회수가 아무리 높아도 전환이 제로인 영상이 속출했습니다. 해결책은 양이 아니라 질이었습니다. 실제로 전환까지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를 추려 70명으로 압축하고 더 정교한 스크립트를 줬습니다. 이 시스템은 최고 성과 시점에 월 1억에서 1억 5천만 뷰를 안정적으로 생산했습니다.

퍼널 상단의 극단적 사례가 타임스퀘어 빌보드였습니다. 할인된 4주 게재 제안이 이메일로 왔을 때 창업자 Roy 님과 논의한 시간은 딱 10분이었고 그 자리에서 375,000달러를 집행했습니다. 디자인은 흰 배경에 검은 글씨로 안녕, 내 이름은 Roy야, 21살이고 내 제품 좀 사줘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21살 청년이 타임스퀘어에 자기 이름을 걸었다는 사실 자체가 콘텐츠가 됐고 틱톡에 빌보드를 찍어 올리고 트위터에서 패러디가 돌았습니다. 좋은 베팅을 알아보는 눈이 있다면 확인에 오랜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청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바이럴 뷰가 실제 유료 사용자로 전환되느냐였습니다. 먼저 모든 회사가 바이럴 마케팅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는 말부터 했습니다. 예로 든 어떤 이력서 AI 회사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없이 구글 SEO에만 월 10만 달러를 투자해 연 2천만에서 3천만 달러 매출을 만듭니다. 구직자가 이력서 만들기를 검색하면 맨 위에 뜨고 30달러를 내고 생성하는 구조입니다. 타겟 사용자가 어디서 검색하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유기적 콘텐츠를 택했다면 순서가 있습니다. 200뷰짜리 영상을 올리면서 전환율을 걱정하는 건 순서가 틀린 것이고 영상 10개 중 1개는 10만 뷰를 보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 비로소 전환 최적화를 논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철학은 인터넷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인터넷에서는 모든 게 반복되지만 개인의 경험과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는 복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표 사례는 알카트라즈 인근 오픈워터 수영 영상. 4일간 훈련하고 실제로 섬 근처에서 해안까지 헤엄쳐 돌아왔습니다. 40개 대학 식당을 티어리스트로 평가한 시리즈도 같은 논리인데, 한두 개가 아니라 40개라서 아무도 따라 하지 못합니다. 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두 가지를 따진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에 없는가, 그리고 만들기 어려운가. 만들기 어렵다면 남도 안 할 것이고 그 어려움이 곧 해자가 됩니다.

Cluely 마케팅이 의도적인 레이지베이트냐는 질문에는 절반만 맞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넷을 화나게 하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이야기하게 만드는 프레이밍을 택한 것입니다. 강조한 원칙은 하나였습니다. 증오의 반대는 지지가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것. 운동은 건강에 좋다고 하면 아무도 반응하지 않지만 같은 메시지를 도발적으로 프레이밍하면 댓글이 폭발합니다. Cheat on everything이라는 슬로건의 실제 뜻도 모든 것에 AI를 활용하라인데, 계산기도 인터넷도 처음엔 치팅이라 불렸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4개월 만에 팔로워 75,000명을 만든 방법론도 공유했습니다. 출발은 경쟁사 분석이고 여기서 아무도 하지 않는 포맷의 빈자리를 찾습니다. 다음은 이상적 시청자를 극단적으로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타겟을 특정 대학에 갓 입학한 18살 신입생, 골드만삭스에 가고 싶어 함처럼 한 사람으로 좁히고 모든 영상을 그 한 명에게 맞췄습니다. 마지막은 바이럴 포맷이었습니다. 거리에서 금융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인터뷰를 만들었는데 섭외 대상의 90퍼센트가 거절했고 그 어려움 자체가 진입 장벽이었습니다.

그는 Cluely를 약 7개월 만에 떠나 Mints Media라는 마케팅 에이전시를 차렸습니다. 동시에 두세 개 회사와만 일하고 이상적 클라이언트는 시리즈 A에서 B 단계라고 합니다. 자금 여력이 있으면서도 아직 관료적이지 않습니다. 그만큼 빠르게 결정하는 규모이기 때문입니다. B2B라면 링크드인과 트위터에 집중하라고 권했습니다. 금융이나 엔터프라이즈는 영업 사이클이 길고 내부 소개가 결정적이라, 팔로워 숫자보다 네트워크의 질이 중요합니다.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영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마지막 주제는 실행이었습니다. 튜토리얼만 100개 보고 60일간 영상을 하나도 안 만들었던 자신을 예로 들며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 자체를 진척으로 착각하는 상태를 경계했습니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어떻게 시작하냐인데, 답은 오늘 밤 영상 하나를 찍어 올리는 것입니다. 강연을 듣고 영감받은 지금이 동기가 가장 높은 순간이고 내일이 되면 좀 더 준비하자며 영원히 미루게 됩니다.

이번 밋업이 성사된 과정 자체도 남을 만합니다. 섭외는 됐는데 익숙한 장소가 꽉 차 있었고 3일에서 4일밖에 안 남은 시점이라 대관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때 첫 Bloom 행사에 왔던 한 마케팅 커뮤니티 리더가 자기 회사 대표에게 직접 제안을 넣었고 AI 전환 소식을 알리기 좋은 기회라는 설득에 대표가 바로 콜했습니다. 그렇게 잡힌 파크원의 한강뷰 공간은 오히려 원래 계획보다 파이어사이드에 더 잘 맞았습니다. 영어만 하는 연사도 과제였는데, 팀 동료가 실시간 AI 통역 서비스의 무료 스폰서를 따냈습니다. 마지막 30초 피치 세션에서는 유럽 창업자부터 바이브 코딩 밈으로 1천만 뷰를 만든 크리에이터까지 무대로 올라와 자기 이야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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